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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절과 노력의 차이BINGO 2024. 6. 7. 19:03

뇌절과 노력은 한 끗 차이
진짜 갈 때까지 갔네. 이 말을 들으면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나요 긍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나요? 아마도 다수가 부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미처 손 쓸 수 없는 극한의 상황까지 갔을 때, 우리는 이렇게 이야기하곤 합니다. 여러분은 인생에서 자의로 극한의 상황까지 가본 적 있나요? 어떻게 보면 노력이라고도 할 수 있고, 어떻게 보면 오기라고도 할 수 있지만, 끝까지 가봤다, 라는 건 우리가 어떤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갈 때까지 갔다는 상태를 극한의 노력으로 인정하며, 글을 써나가 보려 합니다.
- =뇌절 단어 설명
뇌절 : 만화 나루토의 캐릭터가 사용하는 술법으로 1절, 2절, 3절을 넘어 뇌절까지 간다는 뜻으로 무리수를 뜻함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경지까지 이르러 전성기에 도달한 어떤 것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기억하시나요? 아마 2000년대를 살아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번쯤 보았을 프로그램입니다. M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 예능계에 많은 영향을 준 프로그램이지요. 몸으로만 혹사하고 포맷이 고정된 출발 드림팀, 스펀지 등 버라이어트 예능 이전의 예능 포맷들과는 다르게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이전까지의 포맷과 다르게, 상황 속 캐릭터에 주목하여 보여주는 방식으로 예능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물론 출연자의 사회적 물의로 인한 하차, 소재 고갈등의 이슈로 쇠퇴기에 접어들어 종영하였지만,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은 당시 프로그램을 보고 자랐던 세대들간에서 ’무도키즈’ 라는 공감대를 형성할 정도로 한 세대를 풍미했던 프로그램입니다. 이에는 제작진들의 많은 소재 연구와 출연진들의 노력으로 가능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레전드로 회자되는 조정 특집에서, 결승선을 통과하였던 멤버들의 표정을 기억하시나요? TV를 보며 멤버들의 도전에 몰입하여 같이 울었던 것은 멤버들과 제작진의 노력이 사람들에게 와 닿았고 가능해보이지 않았던 도전이 결과에 상관없이 노력했던 순간만으로 인정받았던 것 입니다.
갈 때 까지 갔네
그렇다면 노력이 아니라 뇌절이 된 어떤 사례도 있겠지요. 연예대상을 수상한 기안 84의 웹툰 데뷔작 패션왕을 아시나요? 연재 초반에는 신선한 소재와 특유의 풍자적 유머코드로 수많은 패러디와 인기를 얻고 있던 웹툰 패션왕은 잦은 연재 지각과 짧아진 분량으로 좋지 않은 여론에서 자충수를 두고 맙니다. 갑자기 주인공이 무대 위에서 늑대인간으로 변신했던 순간.. 장르가 뒤바뀌는 듯한 연출에 독자들의 화를 불러일으켰고, 이후 연재 내용 또한 산으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디까지 하나 보자, 라는 생각으로 독자들은 연재 내내 계속 주목하였지만 결국 꿈이었다는 결말로 한번 더 대중들의 비판을 불러일으킵니다. 결국 연재 내내 지각이슈와 악플에 시달리다 마무리되었고 이후, 그는 복학왕이라는 차기작을 들고 옵니다. 복학왕은 패션왕에서 일어났던 상황을 답습하며 연재 논란, 부적절한 표현, 작화 논란등을 가지고 패션왕과 같은 ‘아 꿈이었네.’ 결말로 마무리됩니다.
물론 다수의 여론이 비판적인 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말을 냈다는 점에서는 끝까지 갔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으나, 스토리의 탄탄함, 작화 퀄리티 등이 많이 보완이 되지 못하고, ‘병맛’,’될 대로 돼라’ 식의 연출로 뒤집으려 한 점에서 사람들의 비판을 받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뇌절과 노력의 차이는, 좋은 결과물을 내는 것 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점에서 나타나는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면접 단골 질문, 본인의 노력으로 최상의 성과를 얻어본 경험이 있나요?
항상 이 질문에서 골머리를 쓰곤 했었습니다. 남들이 하지 않은 경지까지 죽을만큼 노력한 경험이 있는가를 떠올려 보았을 때, 제 스스로 의구심이 들곤 했었습니다. 애쓰긴 했으나, 최상의 결과는 아니었던 경험이 오히려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노력만큼 성과가 따라오지 않는 상황을 마주합니다. 그 상황 속에서 노력을 포기한다면 스스로 죄책감의 굴레로 들어가고, 계속하자니 무리수가 되고, 그 딜레마 속에서 고통받곤 합니다. 인간은 작은 실패를 자주 경험했을 때 비관적이게 되지요. 더이상 노력하기 싫은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집중해 쏟아 부을 수 있는 대상을 찾고 상황을 만들어 가는 노력이 또 필요하겠지요. 그렇다면 잠깐 stop을 외치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름다운 포기 (잠정중단)
몇년 전에 처음 복싱이라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친구 따라 간 운동에서 재미를 느껴 오후까지는 학업과 졸업작품을, 저녁시간에는 운동을, 그리고 다시 밤에 학업, 이렇게 반복하며 주 5일동안 복싱장에 출근도장을 찍고 매일같이 운동을 했습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니 저녁을 먹고 복싱장으로 이동하는것이 습관화되어서 큰 의지 없이도 운동을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취업을 하고, 회사일을 하면서 가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였습니다. 모든 정신적, 신체적 에너지를 소진하고, 저녁을 챙겨먹고 운동을 가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습관화된 몸은 저를 체육관에 데려다 놓았습니다. 일단 가게 되면 운동을 하니까. 그렇게 또 6개월정도를 버티고.. 점점 가지 못하는 일이 늘어나고, 매일같이 가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횟수를 줄이니까 가기 더 힘들더라구요. 제 몸이 운동을 이벤트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 같았습니다.. 미칠 것 같았어요. 가자니 토할 것 같고.. 또 안 가자니 죄책감이 쌓이고.. 이런 생각의 반복이 정신건강에 해를 끼친다는 생각이 들 때 쯤 스스로 포기 선언을 해버립니다. 아마 지금까지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가져왔을 수도 있겠죠. 외형적으로나,, 근육량으로나 신체적 리즈 시절을 누리고 있었을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저는 잠시 착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경영해나가는 저의 인생에 있어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며 일도 같이 해나가는 것 또한 중요한 가치인데,, 운동을 그만두는 것 = 열심히 살지 않는 것이라고 치환해버린 것이죠. 스스로 좋은 상황을 만들어가야하는데, 죄책감의 사이클 안에 스스로 가두었던 것 같습니다.
아쉬운 부분은 있으나. 좀 더 일에 집중할 시기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포기했고 스스로의 인생을 위한 선택을 했고.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정에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지만, 노력이 본인을 옥죄어 그 가치마저 잃게 만든다면, 그 순간 아마 뇌절이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뇌절과 노력의 한 끗 차이는 아마 마음가짐일지도 모릅니다.

*본 글은 위 세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에디터 '두루미'이 발행한 컨텐츠입니다. 모든 저작권은 3X3 매거진과 에디터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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